强特MeetWord文件下载.doc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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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네,박정수입니다."

맞잡은손이떨린다.가슴한켠이떨린다.

박정수지금속상한가봐,속상한거맞지.

등신.

영운이괜찮지.응.그치.응.영운이를내가친구한테소개받았거든.응.맨처음에는어리구나했거든.응.근데점점

갈수록애가괜찮더라구.응.어려두생각하는거어른스럽구.응.

괜찮지"

응"

만나도괜찮지정수야"

...응"

주절주절내뱉는말속에술기운이가득하다.

괜찮냐고물어보는눈이흔들린다.그속에비친박정수도흔들린다.

다시금마음이휘청.

우리헤어진지오래됬잖아,이젠잊을때도됬잖아,난지쳐가는데넌지치지않니.

니남자를왜나에게보여줘.

가슴아프게.

옛사랑이야기를하고있는여자친구옆에서김영운은아무렇지않게맥주만조근조근들이킨다.

안주없이먹으면입안텁텁하나.

그래도성격은좋은가보네아무말없는거보면.

그런데막정수가떠는거야진짜루덜덜덜.그래서뭐어내가해버렸지이.근데정수가날밀치는거야아.그래서내가..

아,너이얘기몇번들었지"

김영운은주희에게귀를기울인채나를향해씽긋웃어보인다.

괜찮아요라는입모양과함께.

내표정이미안해보였나.

주희는정수야괜찮은거지하며테이블로엎드렸다.

다행일지도몰라.괜찮냐며재차물어본다면무슨대답을할지장담할수없다.

만난지3시간만에3년전옛사랑이야기에스르르무너지는박정수는그렇게약한것이었다.

저기요,저기요,박정수씨.박정수씨!

어깨를흔든다.정신차리라고내마음을흔든다.

술에취해옛사랑에취해축쳐져있는박정수를깨운다.

사랑보다옛추억이퇴색되어가는것이슬프다.

주희가대범해요,그쵸.여자애가생긴거랑다르게그래요,그쵸.그래서제가좋아하는걸지도몰라요."

말끝에매달린통쾌한웃음소리가귓가에맴돈다.

웃어야할타이밍같은데아,미안해요.웃음이비질비질입속에서나오질않고맴돈다.

아무것도모른채가만히잠든주희의앙다문얼굴이예쁘다.

응?

우리형해요."

형동생해요우리."

너랑?

내가너랑?

주희남자친구랑?

박정수의처음이자마지막가장사랑했던주희의남자친구김영운이랑?

형"

얘가지금뭐래는거니.

혀엉"

아,때리고싶다.

불쑥손을내민다.

응."

덥썩그손을잡아버렸다.아,짜증나이게뭐야.

자존심상하게.

개자식왜웃고난리야.

형형"

몰아쉬는숨이폐가튀어나올것만같다.

불안불안.

잠깐,그럼주희는?

응왜"

여기"

불쑥핸드폰을내민다.

빨리빨리.주희차안에놔두고왔단말이예요."

다급한목소리에나도모르게내번호를찍어버렸다.

다급하게확인버튼을누르고폴더를닫고뒷걸음질치며

형잘가요.잘자구다음에봐요!

저쪽으로뛰어가며크게손을휘휘젓는다.

잠깐,잠깐만.나그럼쟤랑연락해야되?

케익을하루종일굽는일은생각보다힘든일이어서샵을닫고나서는흐물흐물집으로돌아와목욕을하고맥주

한캔을마시며한숨을크게쉬는것으로나의하루일과를마무리한다.

뭐가끔담배도.

뭐요즘귀찮은애가달려있긴하지만.

[형형난진짜궁금하거든요.주희가한달동안계속형이야기를하는거야,이걸해도저걸해도형얘기를하면서배를

잡고웃는데,난솔직히처음에는내가싫어서그런가보다했거든요.그런거있잖아왜,옛남자는이것도해줬는데왜

넌안해줘?

뭐이런거.

근데그게아니더라구,주희랑희경선배랑밥을먹었었나봐,근데그때도그랬다는거야.형얘기.아,희경선배는주희

소개시켜준.

막무슨연예인얘기하듯이맨날맨날말하는데,어쩜그렇게주희깊숙히까지들어왔나궁금하드라구요.박정수라는

사람이누군지뭐하는사람인지성격은어떤지어떻게생겼는지.아스토커같다하하하하하.

형.형.혀엉혀엉.왜대답이없어요,혀엉]

어쩌면,주희에대한나의감정을조금은알것같기도하다는생각.

주희에게있어나의존재같이주희도나에게그런존재일수도있다는생각.

사랑이아닌생활깊숙히자리잡은가족같은존재일수도있다는.

가슴이아리다.

아스라히사라질사랑의뜬구름을안고와이제와풀어놓는내가아리다.

내사랑이아리다.

그럼,그럼나의사랑은?

와형케익샵하는구나아"

얘뭐지진짜?

나케익진짜좋아해요."

아진짜루"

아혀엉"

잘먹는다.매우.심하게.

남자가이런것도하는구나신기하다아.하며접시를말끔히비워내는김영운을보다자리에서일어났다.

잘가라하며느긋하게접시를들고테이블을닦아냈다.

아형뭐예요오말끝을늘이는의도가뭐냐도대체너.

너뭐라그랬냐.

테이블을닦던그자세그대로정지.내머리회로속이오케이그대로정지.

어때요괜찮죠.너뭐라그랬냐.일주일아주딱인데?

너뭐라고그랬냐고.

딱일주일만응?

얘진짜짜증나.감당안되.

그날번호를눌러준내손가락을자르고싶어.

뭘일주일만"

연애.그입에서오물오물당당히나온한마디에마음이덜컥.

아이고내심장아.

너미쳤냐.내입에서나온한마디에김영운얼굴은베실베실.

나도잘모르겠으니까.응?

우리얼굴본거얼마없으니까.응?

고작통화로몇번얘기하고그러는걸로이러는

내가웃겨서그래.응?

내감정이뭔지몰라서그래요.응?

혀엉.나계속이래서주희랑헤어지고형만났는데내마음이그게아니었으면

어떻게해.응?

자기감정운운하는김영운이웃겨서피식.

주희랑헤어진다는말을쉽게내뱉는김영운의입이웃겨서피식.

니가나랑몇번봤냐.넌내가어떤앤지확실히알기나하냐.어린애얄량한장난에웃으면서넘어갈만큼성격좋지도

않은놈이야나.귀찮다이제는.니장난어리광얼마나더받아줘야떨어질래.귀찮아진짜너.

내입에서나오는냉기어린한마디한마디가내맘마저얼려버린다.

근데정말미안한데난너진짜싫거든.

나에게있어주희랑헤어지는게그만큼쉬운것이었던가.까지생각이미치자가슴이콩닥콩닥.

아직도속상하니박정수.

철없는김영운은오늘도여전히CALL

[나남자잖아요형.근데나형이맘에들어.남자가남자좋아한다고고백하는게쉬워요?

나감정가지고장난안쳐.

나도그만큼나쁜놈은아니야.나형좋다구요.근데이게사랑까진지는잘모르겠어.주희한테상처주면서까지얻고

싶은건지모르겠어.그게알고싶다구요.딴거아니야네?

]

그날이후정확히2주동안음성메세지는항상김영운으로채워져있다.

항상애절한김영운의목소리는날이갈수록깊어진다.

주희를사랑한다는김영운놈이나에게연애를강요한다.자기감정을알려달란다.

내감정조차다스리지못한못난박정수에게감정을알려달란다.

잊혀갈때즈음한번씩떠올랐던박주희라는여자는이제아예박정수의머리속을김영운과손을잡고헤엄쳐다닌다.

지쳐갈만도하건만박정수에게이따금마음아픔을선사한다.

김영운의입에서나오는주희의이름은상당히아프다.

하루가지날수록커져가는김영운의감정이느껴지는박주희의이름은나를아프게눌러온다.

하루가지날수록커져가는김영운의감정이느껴지는목소리가슬프다.

알려줄게알려줄게.니감정뭔지알려줄게"

어린한낱호기심인걸알려줄게

더이상깊어가는호기심을빼어내도려내도록도와줄게

아니어쩌면부쩍늘어난김영운의한숨을더이상쉬지않도록도와줄게

나어떻게해주희한테미안해서어떻게해

더이상사랑이란감정속에서주희를감싸줄수가없어속이상하다.

[형오늘은요?

오늘도샵열어요?

왜요?

일요일인데?

왜요일요일빨간날이잖아그런게어딨어요?

아뭐야그런게어딨어]

귀찮고떼쓰고제맘대로인제모습으로돌아온김영운은짜증난다.

주희가소개시켜준첫날.일주일간의연애기간을위해애절하던김영운의멋진모습은어디간거지.

나정말사기당한느낌.

주희가이런취향이구나.그래서나랑헤어진건가.부쩍생각이늘었다.

헤어진후몇년이지나사랑을지운박정수는의외로담담했다.

사랑이라는테두리안에몇년간잡혀있던박주희는미련없이떠났다.

자욱은남았다.

이거이쁜거같아,그쵸"

4일남았어,입을벙끗거려말했다.남은시간을강조하고뒤돌아서다른옷가게로향했다.

아혀엉왜그래요왜또화났어요?

혀엉"

멋부리는거좋아하는김영운의데이트아닌데이트코스는백화점에서시작.

고르는거싫어하고단순한게좋은박정수의옷은모두인터넷쇼핑으로.

고로김영운이싫다.

김영운은동성애자같지않았으며여자같이귀엽지도않았으며같은남자를쉬이휘어잡을수있을정도로박력있지도

않았다.

그런김영운이혀엉나형진짜로사랑하는거면어떻게해요?

하고물으면가만생각하다가자하며화제를돌린다.

요즘너무김영운에게호의적인게나마저도느껴지는것만같아가끔생각하면털이쭈뼛선다.

이미동성애와이성애의벽은허물어진지오래됬다지만주희가남기고간자욱은아직채지워지지않은탓이다.

이것만은냉정히지울수없는박정수가싫다.

주희에의해항상아팠던가슴께가요즈음들어부쩍콩닥거리기시작했다.

그콩닥거림은생각보다큰것이어서잠을이룰수가없다.

밥먹을때케익을구울때잘때이야기할때끊임없는콩닥거림이묘하다.

김영운을만날때면그묘한콩닥거림은극대화.

뭐먹죠형?

먹을꺼말해봐요.아진짜데이트하는데이렇게협조안할꺼에요?

알았어알았어그렇게쳐다보면무섭잖아.

에이표정풀어요.

말끝마다달라붙는웃음에절로눈가가휘어진다.

뭐,웃을때는귀엽네.인정하지뭐.

후식으로나온아이스크림을먹으며김영운이묻는다.

형이틀남았다그쵸.이제이거다먹고헤어지면내일만나고그리고그다음날만나면끝이네그쵸"

벌써그렇게됬나.

그럼형쓸쓸해서어떻게해"

그러게.

..나쓸쓸해서어떻게해"

침묵이흐른다.박정수의침이넘어가는소리가들린다.김영운이아이스크림을스푼으로뒤적거리는소리가들린다.

온세상에우리만의소리로가득차있는지금이순간.

주희랑헤어졌어요형"

슥삭슥삭.주희의자욱이지워진다.

안돼겠어서헤어졌어그냥.아나형한테부담주는거아니예요.에이괜히얘기했나봐어떻게해.일요일날얘기할껄.

아,아니그냥얘기하지말껄

형미안해요.그냥신경쓰지마요.내가얘기한거그냥잊어버려요.아미치겠네병신왜얘기했지.아진짜아어떻게해."

자기말에자기가당황한김영운은땀이삐질삐질흐른다.

내가혹여나주희에게미안해할까봐자기에게미안해할까봐김영운은자기도모르게신경쓰고있는거다.

귀엽네.자식.

잘했네"

눈나오겠다자식아.

잘헤어졌다구"

나가자"

손을잡아끈다.묘한떨림이엄청나다.

맞잡은두손에서느껴지는따뜻한온기가피부에스며들어기분이좋다.

녀석의손에서부터전해지는미세한떨림이좋다.

형나부탁하나만들어줘요.뭔데.빨리들어줘요.아니뭔데.대답부터해줘요.뭐길래.아빨리.알았어알았어.

어깨에손을올려차는숨을고르던김영운이나를내려다보며다짜고짜졸라대기시작한다.

뜨거운기운이입술에닿는다.

처음으로느껴보는남자의입술은뜨겁고부드러워눈을감았다.

이내입안으로미끄러져들어오는말캉한혀는잔뜩떨림을안고입안을감아올렸다.

하나하나의제스춰마저부끄러움이담겨있는것만같아미소가번진다.

키스잘하는김영운.

귀여운김영운.

아마도사랑하는김영운.

좀제멋대로일지도몰라"

응,그건맞아.

싸가지없을지도모르구"

이건보류.

귀찮을때도있을거구"

뭐이건맞는소리네.

근데난형이랑진짜연애하고싶어요"

일주일연애말구진짜연애하고싶어요하고고개숙이는김영운.

수줍고달달한녀석의부끄러움이귓가를타고몸속으로스며든다.행복바이러스.

응좋아하고발끝을톡톡찬다.고개를든김영운은뒷목을벅벅긁는다.

땅좀그만쳐다봐라닳겠다.

발갛게익은얼굴을가지고제차로뛰어가던김영운은요전날경고했던딱그만큼귀찮고제멋대로다.

9월초한낮은무덥다.

체온이확올라가는게느껴져슬며시손을빼낸다.

그만큼김영운은손을꼭붙잡고놓아주질않는다.힘만세가지고는.

니가좋아너무좋아모든걸주고싶어너에게만은내마음난꾸미고싶지않아"

길거리를걸으며녀석의입가에서흥얼거리는음악소리가듣기좋다.

언제까지너와함께"

주책바가지박정수는흥얼거리는노래하나에마음이찌릿하다.

그마음을들킬것만같아괜시리코를킁킁한다.

혀엉.응.좋다.문득다가온김영운의애정표현에진땀이삐질삐질난다.손이덜덜떨리는것같아무안해진다.

김영운은혼자떠든다.

맨처음에는박정수가뭐길래주희가그럴까하고진짜궁금하기도하고질투도나다가그날딱형을보는데

아,그럴만도한사람이구나했어요.

주희가자기도모르게생각할만큼멋진사람이구나했어요.미안하기도하면서쓸쓸하기도하면서자기가좋아하는

장난감뺏긴애표정으로주희를쳐다보는데,몰라.그때내가형한테가버린걸지도.근데난남자니까형두

남자니까.머리속으로는부정한걸지도몰라.근데정신차리니까핸드폰에형번호가있더라구요.미쳤구나했어.

김영운이여자랑바람피는것도모자라남자랑도하는구나했어요.아니야아니야오해하지마요.아니라니까,아아아

나이제바람안펴.아아혀엉.

어쨌건그렇게형이랑가끔통화하는데형이전화안받고그랬잖아.어어?

그랬었잖아왜이래요.연락이안될때마다

내가철렁하는거야.뭐하는데전화안받고그럴까무슨일있나왜전화를안받는걸까.그러다가내가죽겠더라구."

오물오물쉬지않고말하는입이달싹달싹예쁘게도움직인다.

그럼그때내감정은무엇이었을까.단순한질투였을까사랑이었을까.

마음속에공기가통한다.무엇이든상관없다.

지금은사랑이다.

사랑해요.형"

김영운의목구멍을타고온그말소리는생각했던것보다진심이담겨있는한마디라그만몸둘바를모르겠다.

풋풋한한마디가내마음을떨리게만든다.

나쁘지않은떨림은마음깊숙히전해져심장소리가두근두근.

아,박정수답지않아.

김영운과박정수가만나다.

THEEND